대만 위스키 카발란 솔리스트 - 버번 캐스크 vs 럼 캐스크

2022. 12. 15. 22:15맡고 먹고 마시기/술 비교시음

오늘은 대만 위스키인 카발란의 CS 제품인 솔리스트 비교시음향이다.

 

카발란 솔리스트는 Cask Strength 제품 라인업인데, 정말 다양한 강화주정와인 및 증류주를 숙성한 캐스크를 사용하여 실험/제품 출시를 하고 있다. 아래 15개 제품 중 5개는 현재 홈페이지에 없는 것으로 보아 솔리스트 라인업으로 생산/판매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 캐스크 생략)

  • 버번
  • 럼 (현재 홈페이지 등재 x)
  • 피티 (x)
  • 피티드 (x)
  • 프렌치오크 (x)
  • 브랜디
  • 포트
  • 마데이라 (x)
  • 비노 바리끄
  • 올로로소 셰리
  • 모스카텔 셰리
  • 만자니아 셰리
  • 아몬띠아도 셰리
  • 피노 셰리
  • PX 셰리

이렇게 다양한 카발란 솔리스트 중 오늘 비교할 제품은 버번 캐스크과 럼 캐스크이다.

 

카발란 버번캐스크는 개인적으로 자주 생각나는 위스키 탑5에 들 정도로 즐기는 위스키이다. 그런데 최근에 친구로부터 럼 캐스크 바이알을 하나 받았는데, 향과 맛이 버번과 아주 흡사하여 같이 마시며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글을 쓴다.

 

< 럼 캐스크는 보틀이 없어 합성하였다. >

카발란의 재미 중 하나가 증류날짜, 병입날짜를 표기하기 때문에 내가 마시는 이 위스키가 언제 태어났고, 몇 살인지 일 단위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 버번 캐스크: 가격 ~16만원(1L), ABV 57.8%, 증류 '14년 12월 24일, 병입 '22년 5월 27일 (약 7.5년 숙성)
  • 럼 캐스크: 가격 모름, ABV ~56%, 약 8년 숙성

 

이하 카발란 솔리스트 버번 캐스크는 버번, 럼 캐스크는

 

 


색깔

 

버번이 조금 더 진하다. 버번은 약간 붉은/갈색 빛이 도는 황금빛이라면, 은 노란색에 가까운 황금빛이다.

 

 

 


 

버번은 즐겨 마시는 위스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익숙한 향이 난다. 처음엔 백주에서나 날법한 파인애플/열대과일 향이 난다. 근데 향이 약간 oily/waxy한 느낌이다. 그리고 은근한 매운향도 있는데, 이게 고도수라서 느껴지는 알코올인지 약간 생강 같은 향신료인지 정확히 구분이 어렵다.

(오늘은 느껴지지 않지만, 예전에 마셨을 때에는 공식 노트에 적혀있는 코코넛 밀크도 느껴졌다.)

 

역시 가장 먼저/강하게 느껴지는 향은 파인애플 느낌의 열대과일향이다. 근데 그 수준이 버번보다는 약하다. 그리고 버번에서 오는 oily/waxy한 느낌은 없다. 이 때문인지 유사한 노트이지만, 향의 강도와 묵직함은 버번이 훨씬 좋다. (하지만 이는 에어레이션의 차이에서 오는 것 일수도 있다.)

 

파인애플/열대과일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보니 다른 향들이 더 잘 느껴진다. 버번에 비해 확실히 oaky한 나무 느낌이나 후추/생강 느낌의 약간 매콤한 향신료가 느껴진다.

 

처음 느꼈던 파인애플/열대과일향이 갈수록 힘을 잃어감에 따라 이 향이 붉은 과실 느낌, 바닐라 느낌으로 변해가는 듯 하다.

 

그리고 코를 잔 안까지 넣고, 향을 코 깊숙히 집어넣으면 설탕물이 연상되는 아주 약하게 달큰한 향이 난다.

 


맛과 여운

 

버번은 바디감은 묵직한 편이다. 맛은 향과 다르다. 입 안에 넣으면, 고도수에서 오는 묵직하고 폭발적인 단 맛이 혀를 휘감아버린다. 아주 좋다. 그러나 향에서 강하게 뿜어지는 파인애플 향은 많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oaky한 나무 느낌과 생강을 연상케하는 향신료의 느낌이 많이 난다. 

 

여운은 짧은 편이고, 약한 달달한 느낌이 나는 수준이다.

 

도 향과 맛이 다른데, 그 방향성이 버번과 반대다. 럼은 오히려 입 안에 넣었을 때 폭발적인 달콤함과 동시에 과일향이 코 속으로 들어온다. 약간 oaky한 나무 느낌이 나긴 하지만 달콤함/과일향이 강해서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삼키는 순간 비강으로 들어오는 달달한 과일향과 약간의 oaky/spice가 아주 좋다. 

 

여운이 주는 느낌은 버번과 비슷하다. 길지 않게 약간 입 안에 달달/텁텁한 느낌이 남아있다.

 

 

 


마무리

버번의 총평은, 전체적인 향/맛의 방향성 (열대과일향, 달달함, 은은한 oaky/생강)은 동일하나 버번은 향에서, 은 입 안에서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고, 오늘의 컨디션/이전에 먹은 음식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의미한 차이라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정확한 캐스크의 정보 및 숙성 방법을 확인 못했지만, 추측컨데 럼 캐스크는 버번에서 숙성시킨 것을 몇달간 피니시한 제품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풍미가 비슷하다.

 

 

이것과 별개로 카발란 솔리스트 시리즈는 정말 좋은 위스키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3가지이다.

  1. 60도에 가까운 고도수 제품 : 여러 위스키를 계속 마시다보면, 결국에 고도수에서 오는 폭발적인 풍미에 취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CS인 솔리스트는 정말 매력적인 라인업이다.
  2. 다양한 캐스크 활용 : 지금 카발란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제품만 10가지이다.(지금은 나오지 않지만, 역대 나온 제품은 15가지 정도 되는 것 같다.) 다른 증류소에서는 경험하긴 힘든 캐스크가 주는 경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고마운 제품이다.
  3.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 외국에 가지 않더라도 제주 중문면세점에서 1리터의 대용량 카발란을 면세가로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혹시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면, 인터넷으로 주문 & 쿠폰을 꼭 받아서 추가 할인을 받자)

이 중에서 버번은 가장 저렴한 가격에 이토록 직관적이고 폭발적인 열대과일향의 달달함을 느끼게해주는 매우 고마운 위스키가 아닐 수 없다. 혹시 중문면세점에 들렀는데,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카발란은 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솔리스트 중 가장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풍미를 지닌 Kavalan Solist ex-Bourbon Cask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