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26. 22:47ㆍ맡고 먹고 마시기/술 비교시음
오늘 비교해볼 위스키는 고급진 위스키(?)로 가장 잘 알려진 맥캘란 12 Sherry Oak Cask와 발베니 12 Double Wood이다.
이 두 위스키가 판매량 기준 가장 많이 팔리는 Scotch Malt Whisky 순위에서 각각 3등, 6등을 차지할 정도로 유명한 위스키인 것은 사실이다. (Grain Whisky가 들어가는 조니워커와 같은 Blended Scotch Whisky는 제외)
위 참고 링크 : https://scotchwhisky.com/magazine/features/20897/top-10-best-selling-scotch-malt-whiskies/
Top 10 best-selling Scotch malt whiskies | Scotch Whisky
While blends rule the roost in terms of sales volumes, single malt Scotch whisky is more popular than ever around the world. But which are the most popular drops from distilleries around Scotland? Richard Woodard investigates.
scotchwhisky.com
그렇다면 이 두 위스키가 다른 Scotch Single Malt Whisky 보다 더 '고급진 위스키'로 인식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상당수 브랜딩/마케팅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맥캘란은 본인들의 생산 공정은 'The Six Pillars'로 표현하며, 왜 맥캘란이 비싸고 고급질 수 밖에 없는지를 설명한다. (+ 엔트리급 위스키 중 라벨도 가장 고급진 것 같다.)
맥캘란 The Six Pillars : https://www.themacallan.com/en/the-six-pillars
발베니는 (비록 일부일지라도) 보리를 기르는 Farmer, 보리를 바닥에 펴놓고 발아시키는 작업을 진행하는 Malt Man 등 현대화/자동화된 타 증류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장인들이 있고, 이들이 아직까지 (일부지만) 수작업으로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음을 'The Five Rare Crafts'라는 표현과 함께 강조하며 고급스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발베니 The Five Rare Crafts : https://www.thebalvenie.com/crafting-the-balvenie/our-five-rare-crafts/
그에 반해 판매량 1등 글랜피딕, 2등 글랜리벳, 4등 싱글톤 등은 앞 두 브랜드 대비 (엔트리급을 포함한) 고급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듯 하다. (참고로 발베니와 글랜피딕은 '윌리엄그랜트앤선즈'라는 같은 회사 소속 증류소이다.)
서론이 길었다. 오늘은 엔트리급에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입히는데 성공한 두 위스키를 비교해보겠다.
캐스크
맥캘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셰리오크를 사용했다. 여러가지 셰리 중에서도 올로로쏘 셰리를 사용했다고 한다.
발베니 역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가지 오크통을 사용하였다. ex-버번 캐스크에서 대부분 숙성을 거친 뒤 마지막에 올로로쏘셰리 캐스크에서 3-4달 정도 '피니시' 숙성을 한 제품이다.
색깔
둘 다 큰 차이는 없다. 병은 발베니가 맥캘란보다 두꺼워 더 진하게 보이지만, 잔에 따라놓고 보면 둘다 옅은 금빛이다.
향
맥캘란은 40도에 뚜따한지 굉장히 오래된 병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알코올향이 조금 느껴진다. 처음에는 아주 약한 베리~산뜻한 빨간 사과의 향이 난다. 그리고 이것이 달달한 레모네이드 느낌의 시트러스함과 같이 올라와 조화를 이룬다. 개봉한지 시간이 상당히 지나서 그런지 말린 과일과 같은 녹진한 향은 느껴지지 않는다. (혹은 진짜 말린 과일향을 뿜뿜하는 위스키들에 익숙해져서 기준이 높아졌을지도 모르겠다)
발베니는 처음 느낌이 향이 맥캘란에 비해 상당히 무겁게 느껴진다. 좋은 의미에서 묵직/바디감이 아니라 뭔가 '열리지 않은'듯한 느낌이다. (오늘 컨디션 때문인지 아니면 개봉 시간과 병의 빈 공간이 달라서 오는 에어레이션의 차이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향이 묘하게 뒤섞여 있다는 느낌이 들어 구분하기가 어렵다.) 주된 향은 청사과와 같은 조금은 풋풋한 과일이다. 약간의 꿀 느낌도 있는데, 이 꿀이 (안좋은 의미로) 오래되어 향이 많이 날라가버려 겨우 꿀의 명색을 유지하는 수준의 향이다. 계속 맡다보니 약간 향이 '닫힌 것' 같다고 느낀 이유 중 하나가 무겁고 '막막한' 느낌의 코코아 향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맛
맥캘란은 향과 맛이 굉장히 다르다. 혓바닥에는 향과 유사한 빨간 사과류의 달달함이 있지만, 입 위쪽으로는 정향과 같은 향신료와 오키함이 비강을 누른다. 개인적으로 spice/oaky를 좋아하진 않지만, 도수가 약해서 그런지 아주 비강을 찌르는 느낌은 아니다.
발베니는 맥캘란과 달리 첫 dram에서는 매우 밍밍한 맛과 함께 비강으로 오키함만 느껴진다.
여운
맥캘란은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여운은 아주 짧은거 같다. 다만, 혓바닥을 적셔주었던 달달 과일류의 느낌이 오래 남아있다.
발베니는 대신 마시고 난 다음에 꿀의 달달함이 느껴지는 듯 하다.
마무리 끄적거림
- 종합적으로 최근 두 위스키의 가격과 입수 난이도 등을 고려하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 다만, 여기에 경험이라던지 모임에 무난하게 가져가기 좋다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구매가 나쁘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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