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9. 00:00ㆍ맡고 먹고 마시기/술 비교시음
셰리 캐스크는 인기인 만큼 다른 캐스크로 숙성한 동일 증류소/숙성년도 위스키에 비해 비싼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입문자의 입장에서는 셰리가 궁금한 입장하면서도 부담이 큰게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은 비교적 저렴한 그러나 어느정도 셰리 캐스크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두 위스키를 비교시음향 해볼까한다.
캐스크
글랜드로냑 12는 보틀에 페드로히메네스 & 올로로소 셰리를 사용했다고 명시되어 있는 반면, 탐듀 12는 구체적인 종류는 밝히지 않고, 셰리라고만 말하고 있다.
색깔
둘 다 조금 밝은 호박색. 크게 차이가 없다. 셰리 숙성이지만, 숙성 년도가 길지 않기 때문에 카발란, 글랜드로냑 21에서 보이는 붉은 느낌의 색깔은 없다. (둘 다 Natural Color)
냄새
글랜드로냑 12은 약간의 시트러스함과 함께 12년임에도 불구하고 고숙성 셰리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꿉꿉한 그래서 조금 무겁고/가라앉는 느낌의 초콜릿 향이 중심이다.
콧구멍을 찌르는 듯한 수준의 강한 스파이시/oaky함은 없는데, 약간 잔잔한 스파이스가 있다. (공식 nose에서는 이거를 hint of ginger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탐듀 12는 꿉꿉한 느낌은 없고, 오히려 잘 읽은 빨간 사과향이 중심이다. 글랜드로냑 12 대비 조금 더 찌르는 듯한 화한 느낌이 있다. (근데 이것은 에어레이션 차이일수도 있다.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글랜드로냑 12가 뚜따한지도 더 오래되었고, 먹은 양도 더 많은 상태이다.)
따라놓고 10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맡아보니까 시나몬 냄새가 난다. (위스키에서 명확하게 처음 맡아보는/구별해내는 시나몬향) 근데 이 시나몬 냄새가 혼자 별도의 layer를 가지고 팍 쏘듯이 나는게 아니라 조금 달달한 느낌으로 중화된 것처럼 난다. (공식 nose에서 iced cinnamon roll로 표현)
맛
글랜드로냑 12는 바디감은 중간 정도이다. 혀에 닿는 느낌이 실키함/buttery하냐 측면에서도 특별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 (글랜그란트 12보다 무겁고, 실키하다고 볼 수 있다.) 맛의 경우 향과 결은 같으나, 강도는 반대다. 말린 과일+초콜릿 류의 맛은 오히려 조금 약한 반면, 비강을 후려치는 스파이스 보다 강해진 느낌이다.
탐듀12도 입에 넣었을 때, 내 혓바닥과 잇몸들이 느끼는 위스키의 묵직함과 질감은 글랜드로냑 12과 비슷하다. 맛은 스파이스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 반면, 달달한 느낌이 강하다. 위스키를 마시면서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달달함인데,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다. (공식 palate 에서는 바나나라고 표현하는데, 이걸 보고 생각하면서 맛보면 바나나 느낌이 들기도 한다.)
피니시
글랜드로냑 12는 중간 정도 길이의 말린 과일류를 중심으로한 피니시가 이어진다. (여러 위스키에서 흔히들 느껴지는 oaky함, 말린 풀때기/시가와 같은 느낌은 없다.) 근데 강도의 변화를 보면, 초반에 강력했다가 갑자기 뚝 떨어져서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느낌.
탐듀 12 역시 말린 과일류를 중심으로 한 피니시가 중간 정도 길이로 이어지는데, 글랜드로냑 12대비 조금 더 oaky한 느낌이 나는 편이다.
마무리 끄적임
- 나 역시 그렇지만, 흔히들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향과 맛은 꾸덕한 베리류 + 상쾌/가벼운 포도향 또는 묵직한 초콜릿 또는 nutty함일 것이다. 오늘 비교해본 두 위스키에서는 이 정도의 향과 맛이 느껴지는 'Sherry Bomb'은 아니다. (맥캘란 12 셰리 캐스크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 그래도 버번 또는 타 캐스크와는 다른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추천할만한 위스키라 생각한다.
- 인기 'Sherry Bomb' 위스키인 글랜알라키 10 배치 6 vs. 배치 7 비교시음향도 해봐야겠다.
- 별개로 셰리 캐스크에 숙성했는데, 사과 향과 바나나 맛이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spirit의 영향인가 아니면 셰리 캐스크에 숙성하더라도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인가. 시간날 때, 메커니즘에 대해 공부해야봐야 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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